書不盡言 言不盡意
글로서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 드러내지 못하고,
말로는 마음 속의 참뜻(眞意)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 (周易)
마음으로 결정을 내리기 전, 판단을 내리기 전의 상태가 ‘意’다.
그것은 입 밖으로 말해지기 전 마음의 소리다.
말은 소리다. 소리는 울림이다.
울림이 글자로 쓰여지면 개념이 된다.
슬퍼서 우는 사람의 울음소리에는 ‘울음’이라는 말에 비할 바가 아닌 진정한 모습이 있다.
소리는 에너지지만, 글자는 에너지가 아니다.
‘意’는 말로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이고, 더구나 글로 다 알 수 없는 것이다.
‘意’는 대상이 가슴으로 들어와서 진동하는 울림 그 자체다.
언어 이전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