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워하는 놈
고통을 느끼는 그 고통스런 놈이 참나가 아니다.
고통스런 놈을 보는 참나가 있다.
참나는 고통스럽지 않다.
손가락이 잘리면 그 아픔이 있는데,
아픔을 보는 놈이 아프면
그 아픔을 온전히 비추지 못한다.
그러나 손가락이 잘린다고 해서
순수하게 보기만 하는 참나도 잘리는 것이 아니니,
참나가 그 고통스러워하는 놈을 비출 수 있는 것이다.
순수하게 보기만 하는 참나는
일체 모른다는 마음에서 밝게 비추니,
참 신묘한 일이다.
오로지 모르는 마음으로 무심히 보는 것만이 참이다.
참나는 순수한 인식 그 자체다.
언제나 경계할 것은
고통스러워 하는 놈이
순수하게 보기만 하는 참나를 기망하지 말아야 한다.
참나가 가리워지면,
잘린 손가락으로는 그 어떤 것도 잡을 수 없지만,
생각은 뭐든지 붙잡는 것이 가능하다.
자꾸 생각이 달아붙어버리면 망령스런 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