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2-27 22:22
누구나 다르지만, 누구나 같은 길 위에 있다.
 글쓴이 : 수돌
조회 : 446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짜고 매운 정도가 다 다르다.

설령 좋아하는 음식이 같다고 한들
매일 매일 
한 음식만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 없다.

같은 음식이라도 
그제보다 어제는 조금 더 싱거운 것이 좋고 
어제보다 오늘은 조금 더 매운 맛을 좋아하는 걸 보면 
맛있는 것이란 항시 동일하지 않다.

오늘 먹고싶은 음식이 있고
내일 먹고싶은 음식이 있다.

오늘 좋아하는 짜고 매운 정도가 있고
내일 좋아하는 짜고 매운 정도가 있다.

누구에게나 
지금 맛있어 하는 맛이 있다.
그맛은
어제와 다르고 
분명 내일은 또 다를 것이다.

언제나 지금 맛있어 하는 맛이 있다.

그때 그때마다 
가장 나에게 마땅한 맛이 있다.

이것은 절대적인 법이다.
상대적이면서 절대적이다. 

사태 하나하나는 동일하지 않기에,
즉 무상하기 때문에 상대적이지만, 
상대적인 개개의 사태는 절대적이다.

본래 모든 사태를 전적으로 상대적이라고만 단정지으면,
지금 맛있다고 느끼는 그 맛이 정해질 수 없다.

지금 이 맛이 가장 맛있다고 느낀다면, 
나를 이루고 있는 조건들에 의해 
그 맛이 맛있게 느껴지게 되기 때문이다.

조건지어지는 그 절대적인 조건이 있다.

그 조건을 조건짓는 조건이 있고,
그 조건을 조건짓는 조건의 조건이 있다는 식으로 
무한(순환) 논리에 빠질 수도 있다.

상대적인 방식으로만 모든 사태를 인정하다 보면,
무한(순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사태를 상대적으로만 보고
그 사태들 사이의 절대적인 관계를 인정하려하지 않으면 
무한(순환) 오류에 빠진다.

그는 왜 나와 다른가?
내가 그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왜 그와 다른가?
그가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적인 논리의 이면에는 무한(순환) 논리의 오류가 있다.

그는 짠맛을 좋아하고 나는 상대적으로 덜 짠 맛을 좋아한다고 할 때,
맛이라는 절대적인 조건에 의지해서 상대성이 인정된다.

맛(기미氣味) 자체는 상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상대적인 느낌 또한 느낌이라는 절대적인 조건에 의해서 가능하다.
느낌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감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느낌 그 결과에만 집착하면,
세상은 온통 상대적인 것들일 뿐이며,
절대 진리에 이르지 못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사고의 구조가 다른 것이 아니다.
마음이 다르다고 마음의 구조가 다른 것이 아니다.
외모가 다르다고 몸의 구조가 다른 것이 아니다.
죽음에 이르러서 각기 다르게 죽지만 죽음 그자체는 동일하다.

우리들은 각각 삶의 양상이 다르고 상대적일 뿐이지,
우리들의 삶이 일어나는 세계가 서로 다른 세계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공유된 세계 속에서 산다. 
세계 자체가 각 개인마다 다른 세계가 아니다.

외적으로 
각자의 존재계가 다르다면,
서로 비교 대상이 될 수조차 없기에,
상대적이라고 할 수도 없게 된다. 

내적으로 
각자의 생명 원리가 다르다면,
서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동일한 삶의 조건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존재의 동일한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동일한 내적 구조가 없다면, 
우리들 서로 상대적으로 다르다는 인식 또한 불가능하게 된다. 

숨을 쉬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그 숨이 몸 안에 흐르지 않는 이는 없다.
그리고 그 흐름(나디, 경락)이 각기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근본에 있어서 동일하기 때문에, 
서로를 상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상대적이면 이미 절대적이다.

모든 수행은 상대적인 것에 대한 공부가 아니다.
모든 인간이 공유하고 공감하는 그 자체에 대한 것이었을 때,
사랑이나 자비와 같은 실제적인 실천이 가능하게 된다.

사랑과 자비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정도로는 불가능하다.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동일한 삶의 조건에 대한 자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누구나 고통스럽다. 

같은 길을 걷는다.
 
그리고 누구나 똑같은 걸음걸이로 걷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는 모두 그 인연따라 사는 것이라고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 

맞다!!!

그 다름을 인정하되,
누구나 가는 그 길에 모두 있음을 보라!!! 



                   새창이 뜨면, 그림을 한 번 더 클릭!!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