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면 상기증이 생긴다?
호흡수련을 막론하고, 참선을 포함해서 모든 집중력을 요하는 수련들은 반드시 체내의 나디(경맥)을 움직이게 된다.
이는 곧 잘못 집중하거나, 바르지 못한 호흡은 나디(경맥)의 흐름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전통적인 수행의 초기 행법은 이완법이다.
마음을 집중하거나 기를 모으는 방식은 그 다음 단계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복부에 집중하는 호흡수련을 하다보면 아랫배에 따뜻한 기운이 모이게 된다.
어떤 호흡수련이건 복부에 집중하다보면 자연히 따뜻한 열감이 나타나는 건 당연하다.
이때 신체에 변화가 나타나고 다양한 질병들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모든 호흡수련은 초기에는 건강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수련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더욱 호흡수련을 열심히 하게 된다.
계속 호흡수련을 하다 보면 땀이 나기도 하고 진동이나 열이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까지는 대부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초보자들에게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되기 쉽다.
대부분 거의 모든 호흡수련은 이완 수행을 하지 않고 초기단계부터 단전이나 짜끄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방식을 선택하는데 문제가 있다.
초기의 호전 현상이 종국에는 부작용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땀, 진동, 열감의 움직임 등 꾼달리니 초기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부터 부작용이 점차 시작된다.
매우 주의해서 판단하지 않으면, 상기증을 수련의 증표로 혼동하거나, 그러한 현상을 당연시하여 점차 잘못된 수련으로 심신을 상하게 된다.
진동이나 땀, 열감이 나타나는 부위, 진동의 양상을 어떻게 이해해나가야 할까?
과연 어떻게 수련의 바른 결과와 부작용을 구분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인체의 나디(경맥)체계에 대한 확실한 이해 없이는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반 수련자의 입장에서 이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상투적인 말로 들리겠지만, 반드시 확실한 원리를 터득한 지도자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꾼달리니 수련을 지도하거나 수련한다는 것은 이다와 삥갈라 나디, 수슘나 등, 그리고 요가에서 말하는 10가지 주요 나디들은 물론 짜끄라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요한다. 동양의학의 12경맥과 기경팔맥은 쿤달리니요가 수련과정에서 자연히 이해되고 체험된다.
열기는 위의 나디(경맥)들 중 어느 노선을 따라서도 머리쪽으로 상승할 수 있다.
그것이 정상적인 발열인지 아닌지는 경맥의 원리에 따라서만 판별할 수 있다.
대략, 짐작으로 괜찮을 것 같은 느낌으로 판단하고 수련하는 것은 어두운 밤길을 등불 없이 혼자 걷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정확하게 어떤 나디를 따라 열기가 올라가는 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그에 대한 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위로 올라간다고 그것을 긍정적인 현상으로 아는 것은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나디(경맥) 체계에 대하여 세밀한 부분을 지금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전통적인 아유르베다와 동양의학의 기본적인 원리에 따르면, 머리는 차고 발은 따뜻해야 한다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이치를 벗어난다면 모두 의심할 필요가 있다.
상체나 눈, 귀, 볼 등 얼굴을 비롯해 머리의 어떤 부분이라도 열감이 있다면 상기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열기가 얼굴로 올라가면 붉어지고 미미한 두통이나 띵하니 어지러운 느낌을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은 상기증의 시작일 뿐이다.
이때는 수련을 중지하시고 나디(경맥) 중 어느 나디로 열이 올라가는지를 살펴서 그에 해당하는 행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특히 쿰바카로 알려진 숨을 참는 지식(止息) 동안에 열이 한쪽에 몰리거나 얼굴이나 머리부분으로 올라간다면, 숨을 참는 수련을 중지하시고 다시 수련을 처음부터 재검토하시면서 원리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쿰바카는 숨을 참는 수련이 아니라 기를 체내에 보존하는 수련이다. 숨을 억지로 참다보면 오히려 긴장하고 나디의 흐름은 정지하고 역류할 것이다.
나디의 원리를 무시하고 행법만 외워서 수련하다보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수련에서는 반드시 철저한 수련과정과 생리학적 원리를 중시하여왔다. 하타요가의 생리학이나 수련 단계를 무시한 꾼달리니 수련은 독사를 깨우는 것과 같다.
요가는 그 자체로 상기증을 치유하는 수련이다.
예로부터 상기증으로 고민하는 많은 수행자들이 있어왔다. 하타요가는 본래 상기증을 해소하는 원리에 따라 수련의 체계를 세웠기 때문에, 요가수련 중 상기증이 나타난다면, 당연히 수련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근본적인 원리를 꼼꼼히 고민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