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1-01 18:47
쿰바카(꿈바까)는 단지 숨을 마시고 멈추는 것이 아니다.
 글쓴이 : 수돌
조회 : 690  


누구나 호흡을 조절하면서 살죠!

한숨을 쉬거나 숨을 죽이고 집중하기도 하며, 무거운 물건을 들기 전에 크게 숨을 들이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호흡의 흐름을 알아차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호흡을 바라보는 것(darśana)이 왜 중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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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의 대표적인 호흡법으로 알려진 꿈바까는 숨을 마시고 참거나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드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꿈바까에 대한 잘못된 견해가 꿈바까를 바르게 인식하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가의 호흡수련은 호흡을 느끼고 알아차릴 수 있는 미세한 관법, 

즉 '호흡 바라보기'가 가능한 단계에서 비로소 실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꿈바까는 관법, 즉 호흡의 흐름을 면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가능한 수련입니다.

 

아사나 단계에서부터 요가 자체가 호흡에 대한 지극히 정밀한 관법을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왜 숨을 마시고 멈출까요?


꿈바까는 숨을 마시고 멈추는 수련이죠!

어데로 마시고 내쉬는 걸까요?

호흡을 폐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꿈바까는 가슴의 중심으로 들어온 숨의 흐름을 관찰하면서, 

그 흐름에 장애가 없도록 마음에서 붙잡고 있는 긴장된 요소를 놓아주는 수련입니다.

우빠니샤드 이래 모든 요가 전통에서 숨은 가슴 중심으로 들어와서 마음과 함께 흐르는 원리에 따릅니다.

요가의 호흡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며 그 가슴은 마음이 일어나는 자리입니다. 

호흡을 마음의 흐름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확실합니다.

호흡을 폐로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가슴 중심의 호흡을 흉식호흡이라고 오해하거나,

단전호흡과는 완전 다른 것으로 보고, 꿈바까를 잘못된 호흡수련이라고 오판하기 쉽습니다.

꿈바까를 잘못된 수련법이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호흡에 대한 관법, 호흡 바라보기,

즉 아나빠나사띠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 기본부터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꿈바까는 요가의 호흡법이기 이전에 모든 호흡을 매개로 하는 수련 과정에서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불교의 선정 중 가장 중시되는 네번째 선정에서 호흡이 사라지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는데,

이러한 단계가 꿈바까와 동일한 생리학적 원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호흡의 생명현상은 마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슴에서 집착하고 있는 것이 사라지면, 호흡을 가로막는 장애들과 함께 호흡도 사라지게 됩니다.

호흡이 사라지는 순간 마음 작용도 사라집니다.

이것이 선정(삼매)과 호흡을 함께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호흡을 통해서 심작용이 사라진 적정의 경지는 호흡이 사라지면서 이루어집니다.


호흡 관법을 쉬운 말로 하면 '숨 바라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시고 내쉬는 과정을 끊기지 않고 느끼는 것이죠!

오로지 숨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생각을 줄여가야겠죠!!!

생각이 아니라 느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관법의 시작입니다.

호흡은 호흡기관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아사나 단계에서부터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호흡을 바라보지 못하면 꿈바까는 당연히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잘못하면 붇다의 수행담에서 볼 수 있듯이 머리가 터지는 듯한 고통을 경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붇다가 아나빠나사띠부터 다시 지작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것이죠!

숨을 멈추는 것이 올바른 수련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호흡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합니다.

호흡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수련형식에만 집착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부작용을 경험하게 됩니다. 

붇다 또한 지식호흡이라는 수련형식에 치우친 잘못된 호흡수련을 경험하고

억지로 숨을 참는 수련을 더 이상 하지 않고, 호흡을 면밀하게 알아차리는 수련을 한 것처럼,

우리도 호흡을 바라보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숨을 마시고 멈추는 과정에 호흡의 흐름을 여실하게 바라보고 관찰할 수 있다면,

꿈바까는 수행자를 고통스럽게 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지극한 기쁨과 고요함에 이르게 합니다.   


요가 수련은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가수련은 입문과정에서부터 어떤 형식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모든 동작이 아사나이며 인간의 모든 호흡이 호흡수련입니다.

요가의 생리학적 원리를 터득하면 어떤 틀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인간의 행위 속에서 수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일상 삶 속에서 일어나는 호흡과 동작들이 모두 요가 수련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난해한 특정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호흡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요가는 삶과 분리된 강압적인 수련이 아닙니다. 


요가를 통해서 생명 원리를 통찰하고 생명에너지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그 흐름 속에서 고요함을 성취합니다. 

생명에너지의 자연스런 흐름에 대한 바라봄(darśana)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어떤 요가수련도 불가능합니다. 

꿈바까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흡 알아차림이 먼저 이루져야 합니다.

모든 수행이 그렇듯이 호흡수련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요가수련 단계는 생리학적인 원리에 따라 분명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막무가네로 마시고 멈춰서 참는 것이 꿈바까가 아닙니다.

아사나 단계에서부터 생명에너지의 원리에 따라 숨결을 바라보면서,

순차적인 과정을 따라 호흡수련을 하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사라지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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