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11-01 18:44
현대 과학과 해탈
 글쓴이 : 수돌
조회 : 610  

왜 종교는 비과학적일까?


현대 과학은 관습적인 종교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스티븐 호킹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는 기사가 떠오르기도 하다.

과학의 힘을 통해서 종파의 교세가 확장되는 경우 또한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요즘 특이하게도 현대 과학이 영적인 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장되고 있으며

종교와 과학을 결합하려는 시도가, 특히 명상을 중시하는 불교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불교의 진리 탐구의 과정이

매우 심리학적이고 합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한 예다.


불교는 서구인들에게 기존 종교와 달리

다소 내밀한 성찰과 구체적인 수행법을 제시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요가는 현대인의 필수 심신 건강과 명상법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스와미 라마, 쉬바난다 등 요가를 세계적으로 알린 분들이 대부분 서양의학을 전공하였으며, 

요가의 생리학을 서양의학 용어로 설명하려하였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에게 요가는 과학적인 수련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결과적으로는 요가가 정통적인 요가생리학을 무시하는 쪽으로 대중화되었지만,

현대의 영적 수행은 과학의 지붕을 빌려서 명분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 


불교 뿐만 아니라, 종교인들 중에는 상당수가 

뇌과학, 신경과학, 해부학적 생리학은 물론 초월심리학이나 애니어그램, 또는 상담심리학 등을 공부하면서

대중들과 소통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또 불교의 가르침(교리)을 뇌과학이나 현대 물리학으로 검증하거나,

현대 과학 속에서 구체적인 예를 찾아서 제시함으로써 설법에 권위를 부여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불교가 현대 과학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현대 요가가 해부학적 생리학의 세례(?)를 받고서 대중화되었던 것처럼!!!


지나치게 냉소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되실 지 모르지만,

이제는 진리에 대한 대화가 현대 과학 없이는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 버린 듯하다.

요가의 경우는 현대 의학 없이는 요가의 진리를 검증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현대 의학이나 과학으로 검증되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시대적 조류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


현대 과학이 없었던 시대의 가르침이

현대 과학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검증되고 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어떻게 과학이 종교적인 체험과 연결될 수 있었을까? 


현대 과학이 동시성, 시공간을 초월하는 에너지 현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어쩌면, 특수 상대성이론에서부터 진리의 상대성이 존중되면서 사고가 확장되어 왔다. 

물체는 속도 뿐만 아니라 시간, 길이, 질량, 에너지 등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고 그 다른 것이 모두 다 진짜라는 것이라!


고정된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존재의 동시성 등, 연기론적인 또는 고대 동양의 기철학적인 생각은 

현대 과학에서 비로서 인정되는 분위기다.


이제 맘 놓고 연기론이나 기철학을 받아들여도 되겠네!?


그렇다면 스티븐 호킹이나 아인슈타인을 종교적인 수행자라고 해도 될까?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대상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면,

당연히 인식의 오류가 줄어들기 때문에, 명철한 판단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겠네!


과학은 대상세계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위한 방법이다.    

종교도 대상세계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위한 방법일까?  


붇다나 예수, 밀라레빠, 마하리쉬 등은 대상세계를 분석하고 물리적인 현상을 설명하려 하였던가?


왜 종교인들 중 다수가 입자물리학, 뇌과학, 초월심리학이니 명리, 점성술, 애니어그램 등을 필요로 하는 걸까?


왜?

자신의 종교적 가르침으로 충족되지 않는 무엇이 있는 걸까?

내 종교 안에 없는 것을 밖에서 구한다면 

자신의 종교는 더 이상 자신에게 종교가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꼴이 되니!


종교가 이세상 만사를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것을 세상에서 배워서 활용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하겠지만.

!!!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물리학, 뇌과학, 초월심리학이니 명리, 점성술, 애니어그램 등이 줄수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언제나 대상세계와의 분리를 초월해서 

우주와의 합일을 지향하게 되는데, 

현대 과학자들의 합일의식 체험이 그러한 종교적 체험과 동일시 되기도 한다.   


그럼 어떻게 과학자들이 합일의식에 이른 걸까?

대상세계에 대한 질문이 어떻게 '나'를 사라지게 하는 합일의식으로 확장된 걸까?


그러한 과학자들의 합일의식 체험은 좌선과 같이 또는 묵상이나 기도와는 

다른 방식에 의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의 실험을 한 예로 보자.


작은 원통이 들어있는 투명한 회전 원통이 있는데, 작은 원통과 큰 원통의 사이 공간에 글리세린처럼 점성이 높고 투명한 액체를 채운다. 그리고 액체 속에 녹지 않는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립니다. 아무 동작을 하지 않으면 잉크는 글리세린 속에 한 점으로 그대로 떠 있게 된다. 그러나 손으로 바깥쪽 원통을 돌리면 잉크 방울은 가는 실 모양을 그리며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다. 계속 돌리면 잉크 입자들은 투명한 글리세린 속으로 점점 희미해져서 마침내 보이지 않게 되니! 놀라운 현상은 그 다음 실험이다. 전과 반대방향으로 원통을 돌리면 사라졌던 잉크 입자들이 서서히 다시 모이고, 결국에는 한 방울의 잉크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그는 ‘감춰진 질서’라는 개념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였다.


미세한 존재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잉크방울처럼 여전히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통찰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잉크 방울을 하나의 고정된 물체가 아닌, 여러 번의 회전 속에 접혀 들어가 있는 작은 방울들의 조합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들 각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하나의 고정된 개체가 아니라 잉크방울처럼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방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존재와 같다는 생각은 과학자를 합일의식으로 안내한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닐 보어, 슈뢰딩거, 막스 프랑크 등 많은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신비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들이 영적인 세계에 심취했으며 일부는 ‘나’의 경계가 사라지고 온 우주와 하나가 되는 합일의식(Unity Consciousness) 체험을 하기도 했다.

 

또 한 예를 보면,


유명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다. 결론만 말하면, 관찰자가 관찰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언제나 상대적인 결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원리다. 이 원리를 사회적으로 적용하면,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알 수 없는 것처럼, 사람의 위치가 바뀌었을 때 그 사람의 보여주는 능력과 성품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과학자들의 예에서 배우는 종교적인 가르침은 

모든 과학적 질문이 결국에는 자신, 즉 '나'라고 하는 관찰자에게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가 관찰하는 대상 속에 이미 관찰하는 행위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관찰자로서 '나'는 더 이상 대상과 독립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실험하는 그 자리에 동시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존재계 안에 있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있는 모든 물리적 현상에 자신 또한 대입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자들에게 있어서 합일의식과 같은 신비체험은 

그 자신이 자신이 실험한 과학적 현상 속에 있다는 자각의 순간 일어났던 것이다.


대상세계에 던진 질문이 사라지고 대상과 함께 존재하는 과학자에게 있어서,

세계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되는 그 자체일 뿐이다.


그는 더 이상 대상을 관찰하던 관찰자가 아니다.

관찰자 자신이 관찰 대상이 되어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에서

과학자는 '나'라는 관찰 주체는 사라져버리게 되니!! 


자, 

이제 우리는 깨닫기 위해서 과학을 공부해야 할까? 

과학자로서 '나'가 그 현장에 있다는 자각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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