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1-29 21:47
구운(익힌) 사과를 먹고
 글쓴이 : 단경
조회 : 734  
아침에 일어나 몸 상태를 살펴 보았습니다.자주 그러하듯이 왼쪽눈이 뻑뻑하고 작은 모래알이 굴러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몇가지 동작을 하고서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따뜻한 물한잔을 마시고, 밥 생각은 별로 없고해서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다가 지난번 요가원에서 먹었던 사과 조림이 생각났습니다.

마침 무농약사과가 있어 중간 크기의 사과 한알을 씻어 반달 모양으로 약간 도톰하게 썰었습니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가지런히 올리고 약한 불로 뚜껑을 덮고 익혔습니다.
어느정도 익으니 사과의 색깔이 투명해졌습니다. 뒤집어서 다시 뚜껑을 덮고 익히다가 갈색이 나기전에 설컹거림이 없이 말캉해지면 불을 끄고 뚜껑을 열어 수분을 증발시켰습니다.
쓰다보니 경락 체험이 아니라 요리강좌를 하는 기분이 드는 건 왠 일일까요?
자~ 그럼 시식을 해야겠죠?

반개정도를 먹고 가만히 느껴 보았습니다.
위경쪽으로 느낌이 있고,
등쪽, 견갑골 반응.
왼쪽 귓속에서 반응.
호흡이 커지고 전신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나머지 반개를 마저 먹었습니다.
이마, 눈에서 반응이 있었습니다.
다리 안쪽을 따라 새끼 발가락으로의 흐름이 느껴졌고,
견갑골 천종혈 부근, 등을 따라 머리 윗부분으로 반응. 방광경락 같았습니다.왼쪽이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두번째 손가락에도 반응이 있었습니다.
익힌 사과 한알이 이렇게 많은 메시지를 주는지 새삼 놀랐습니다.
아침에 사과를 생것으로 먹는 게 왠지 땡기지가 않았는데 익혀서 먹으니 그런 거부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번 요가원에서 사과조림을 먹었을 때는 그냥 먹는데만 급급해서 느낌을 알아채지는 못했습니다.
그날 참 맛있게 먹기만 했거든요.

수돌선생님께서 쓰신 글 내용 중에 음식을 먹을 때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그 음식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몸이 필요하기때문이라는 부분이 생각납니다.
맛이 없을 때는 더 이상 그 에너지가 필요치 않다고...

마치 어린애가 걸음마를 막 시작해  뒤뚱뒤뚱 서툴고 불안한 모습이 지금의 제 모습같지만 앞에서 옆에서 이끌어 주는 선생님과 도반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됩니다.

또한 오늘같이 사과 한알을 먹고 내 몸을 들여다 보는 소소한 기쁨.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편안함 또한 길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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